오토바이가 되었건, 자전거가 되었건, 킥보드가 되었건, 심지어는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되었건 배달하는 사람 중 일부는 "폭주" 를 한다. 시간 내에 목적지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토바이는 신호를 무시한 주행. 과속, 위협운전. 도로와 횡단보도와 인도를 넘나드는 묘기를 통해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킥보드는 조용한 살인자에 가깝다. 엔진 소리라도 나는 오토바이와는 다르게 킥보드는 아무런 소리도 없이 뒤로 다가와서 내 옆을 스쳐 지나간다. 보행자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간과하는 것 같다.
자전거는 인도와 도로를 가로지른다. 때론 인도로 달려서 걸어 다니는 보행자를 놀라게 하고, 때론 도로로 들어가서 운전자들을 당황하게 한다.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인해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것은 덤이다.
이런 폭주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최소한 배달 세계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대한 빨리 많은 건수를 해야 하는 능력제별 구조 다.
배달하는 사람들은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배달료를 현실적으로 달라는 요구, 내심은 그냥 돈을 더 많이 벌겠다는 요구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는 현실적이지도, 효과적이지도 않다. 배달료도 배달 플랫폼이건, 고객이건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나와야 한다. 게다가 만약 배달료가 한 건에 만원이 된다고 한들 폭주는 멈추지 않는다. 더 빨리 달리면 만원을 더 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배달 플랫폼 노동자에게 시급 18,000원을 정액제로 지급하면 어떻게 될까?
사실 이 시도는 이미 쿠팡이츠가 출범할 때 했었다. 아무것도 배달하지 않아도 시급 18,000원을 보장했던 것이다. 놀라운 시도였다. 쿠팡은 이 시도로 시급을 보장받으니 열심히 일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배달 기사들은 주문(콜) 이 없는 외곽 지역으로 가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18,000원만 벌어가는 일이 벌어졌다. 쿠팡은 금방 이상을 접고 시급 보장제를 폐지했다.
배송하는 "거리" 가 아니라배송하는 "시간" 을 기준으로 잡으면 어떨까?
배달이 없을 때는 돈을 주지 않되, 배달하는 시간만 분 단위로, 시간 단위로 돈을 주는 것이다.
10분에 2,000원 선이면 시간당 12,000원이 된다. 배송을 안 하는 시간은 세지 않으므로 대기시간을 제외하면 대략 시급 만원 남짓한 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배송에 걸리는 시간은 배달 플랫폼에서 지정해 주고 시간이 넘으면 페널티를 물리므로 안전한 배송을 위해서는 무조건 건당제가 아니라 시급제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배달 플랫폼에서 배달 시간을 너무 빡빡하게 강요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폭주를 위한 법적 제재는 좀 더 강해져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범칙금을 강하게 부과하고, 오토바이도 번호판을 앞뒤로 달아 식별하기 쉽게 하면 좋겠다.
킥보드도 자전거도 식별용으로 번호가 있다면 무기명에 기댄 폭주를 상대적으로 더 적발하기 쉬워질 테고, 적발하기 쉬워진 만큼 불법률은 줄어들지 않을까.
이 글은 배민 커넥트, 쿠팡 쿠리어 시작하기 책에서 인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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