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라고 쓰고 아메리칸 인디언 학살 시대라고 읽는 그때) 금광을 캐러 간 사람들이 있었다. 그 시대에 돈을 가장 많이 번 사람은 금광을 캐는 광부가 아니라 리바이스 청바지를 만들어 파는 사람이었다.
배달의 시대도 마찬가지다. 직접 배달을 하는 사람은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폴 그레이엄이 해커와 화가에서 말한 것처럼, 아무리 뛰어난 미용사도 아무리 시급이 높아도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제한되어 있기에 하루에 벌어들일 수 있는 수입은 제한이 있다.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실제로 돈을 버는 사람은 배달 기사가 아니라 배달용품을 파는 사람들이다. 자전거의 수요가 늘었고, 오토바이 수리 건이 많아졌으며, 배달용 가방을 제작해서 파는 사람들이 생겼고 덩달아 헬멧의 판매수도 늘어났다.
직접 음식을 만들거나 배달을 하는 사람에 비해서 이들이 취할 수 있는 이득은 명확하다. 수입이 일하는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다. 어떨 때는 헬멧이 하루에 10개만 팔리지만, 어떨 때는 천 개가 팔릴 수도 있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명확하다. 법적인 규제를 포함한 몇 가지 제한만 지킨다면, 필요한 사람들이 있기에 공급이 일어난다.
배달의 시대가 오기 전까지 아무도 카멜레온 보온 보냉 백팩이 이렇게까지 잘 팔리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판다. 장사의 기본이다. 배달하는 사람은 "시간"을 돈으로 바꾸고, 건물주는 "사용료" 를 돈으로 바꾼다. 그리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의 가치" 를 돈으로 바꾼다.
어느 시장이나 마찬가지로 여기에도 나쁜 사람들은 끼어든다.
단순히 차익을 많이 남기는 것을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물건을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자본주의에 기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물건이 아닌, 그저 생색만 내기 위한 물건을 판매한다면? 구매자들은 정상적인 물건에 비해 압도적으로 싼 제품에 감탄하고, 구매한다. 그 물건의 단점이나 위험성에 대해서는 판매자는 아주 작은 글씨로 최소한의 고지만 하거나, 그마저도 법적인 규제가 없다면 고지하지 않는다.
현재 이 시장에서 가장 나쁜 부류들은 전기자전거와 전동 킥보드 관련 기업들 일부다.
전자제품의 특성상 물리적인 기기에 비해 고장이 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원가 절감을 위해 싼 부품을 쓰고, 고장이 나면 모른 체 한다.
때론 고장은 위험으로 전가되며, 부상 및 사망 사고로 이어지기까지 한다. 무언가 고장이 나면 "내가 뽑기 운이 없었다" 라고 자책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최고급 제품을 사라는 뜻은 아니다. 최고급 제품은 대부분 비싸고, 굳이 배달에 필요하지 않은 옵션까지 달린 경우도 많다.
하지만 어떤 물건을 구매할 때는 물건이 최소한의 가치를 하는지는 잘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그저 가격만 보고 구매하면 수리비용이 더 나오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다.
이 글은 배민 커넥트, 쿠팡 쿠리어 시작하기 책에서 인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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